이소 에세이

이야기의 구성이 미흡하다

->작가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?

->이 작가는 글을 쓸 자격이 되는 사람인지 의심스럽다

->그래서 어쨌다구?

->어? 이 말은 강력한걸...

->한가지의 양상을 다섯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어휘력이 있는 작가구나

->그런데 도대체 번역자는 누구지? 배수아....

->이 문단은 나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

->우리나라 정치 현실과 뭔가 비슷해...

->지금의 우리 모습을 알기라도 하는 듯 일침하고 있네

->문장들이 아련하고 미묘하고 슬프고 처참하다 웃기고, 어이없다가 수긍이 된다

->마지막 '산책'을 읽고 나니 한동안 나의 시간은 멈췄다

위는 내가 발저의 '산책자'를 읽으며 느꼈던 내 심상의 변화이다.

전체 42장의 짧은 단편들을 읽으며 발저라는 작가와 끌었다 밀었다를 반복했다.

책의 반 이상이 넘어가서야 나는 발저의 언어 늪에 빠진 것을 알았다.

"...부드러운 비는 내 생각을 점점 더 커다랗게 몰고 가서 이윽고 슬픔으로 상승시켰다. 지나간 시절 내가 저지른 과오들, 부정(不貞), 증오, 고집, 오류, 기만, 악의 그리고 셀 수도 없이 많은 과격하고 보기 흉한 다툼들이 떠올랐다 ...그렇게 흙과 대기와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구슬프고도 불가피하게,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갇힌 가련한 죄수로구나, 이런 식으로 모든 인간은 결국 다들 마찬가지로 가련하게 갇힌 존재일 수밖에 없구나..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