영화 '일 포스티노'는 노벨 문학상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칠레의 망명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그저 글을 읽을 수 있는 한 우체부(마리오)를 '시'라는 공간에서 만나게 한다. 시인의 입을 통해 발화된 '메타포레'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마리오의 표정은 마치 봄날에 처음 날개짓을 시작한 나비 같았다. 그 이후 그는 매일 시인을 방문하여 자기의 메타포레를 점검 받으며 첫사랑을 만나고 삶의 참 의미를 알아가는 사유와 창작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.
시인 네루다는 그의 시 '말'에서
말은
피 속에서 태어났고,
어두운 몸 속에서 자랐으며, 날개 치면서,
입술과 입을 통해 비상했다.
..............
라고 쓰고 있다.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일상인 우리들은 내가 뱉어내고 있는 '말'에 대하여 위의 표현과 같은 숙고함과 처절함이 있을까 생각해본다. 네루다의 시 중 내가 가장 이 지면에 옮기고 싶은 시는 그의 시집「질문의 책」에 있는 '35' 이다.
우리의 삶은 두 개의 모호한 명확성
사이의 터널이 아닐 것인가?
아니면 그건 두 개의 검은 삼각형
사이의 명확성이 아닐 것인가?
아니면 삶은 새가 될 준비가
되어 있는 물고기가 아닐까?
죽음은 비존재로 이루어져 있거나
아니면 위험한 물질로 되어 있지 않을까?
-「질문의 책」파블로 네루다 시집, 정현종 옮김 문학동네 -
NO. | 제 목 | 글쓴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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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1 | 희언자연(希言自然) | 이소 |
▶ | 두 개의 모호한 명확성 | 이소 |
9 | DANNY BOY and THE CARRIAGES | 이소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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