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시시한
이소인>
50여년을 살아온 내 삶의 시간들은 매 순간 초라하거나 시시해
보이지 않으려 참으로 애써왔다고 말할 수 있겠다. 그래서 나의 신체적 핸디캡을 조금이라도 가릴 수 있는
의복들을 부단히 찾아 다니고, 난해해 보이는 책들을 옆에 끼고 잘 아는 것처럼 그 단어 들을 인용했으며, 멋진 장소와 비싼 음식의 사진들을 내 계정에 추가하며 이것들을 타인으로 하여금 나와의 등가로 여기게 했다. 이외에도 내 내면의 소리와는 별개로 유리돼 가는 행태들을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매 순간 저지르고 있다. 지금도 여전히… 어쩌면 졸업보다도 더 먼저 상담소를 개소한 것도
이 기제의 일환일지도 모른다.
'이소인문심리상담’이라는
이름으로 공간을 운영한지 2년차! 내게는 두 가지 질문이, 들고 나는 나의 숨에 매달려 들락거린다. 그것은 '왜 상담을 하는가?’, '왜 인문상담인가?’ 인간이라는 태생적 흠은 나를 위와 같은 열등감과 나르시즘 사이 진자운동의 도도함에 매 순간 매몰시키지만 내게는
다행히 '의미화’의 도구가 있다. 누구는 내게 과도하게 모든 순간들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애써 찾으려 노력한다는 질책 같은 조언도 주지만 이것이
바로 '인간만이 할 수 있는 '인문人文’이 아닐까?’로 해석해본다. 진은영님의 『시시詩時하다』라는 근간에서 내가 그렇게
두려웠던 같은 음의 '시시하다’가 새로운 의미 부여로 재탄생
되는 것을 보며 이제는 ’시시時詩’로 그 순서를 바꿔 조금
다른 색의 옷을 아예 입어버리기로 했다. 이후로 지금의 나는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만 그 기저의 마음
밭은 사뭇 다름을 느낀다. 그래서 나를 포함한 시시한 이소인은 오늘도 시시하게 손을 모아본다.
photo by 이철승
NO. | 제 목 | 글쓴이 |
---|---|---|
26 | 열기카드 개인 프로그램 참여 리뷰 | *창혁 |
25 | 담터5 - `산책자` 네번째 모임 후기 | 오틸리아 |
24 | 나를 만나는 시간 후기 | 쨩기 |
23 | `나를 만나는 시간` 후기 | 해나 |
22 | ‘나를 만난 시간’은 | 드림 |
21 | ‘나만시’ 후기 | Jun |
20 | `나만시`를 참여하고 나서 | 경화 |
▶ | 시시한 이소인 | 이소 |
18 | [re]시시한 이소인 | 김은하 |
17 | [re][re]시시한 이소인 | 이소 |
16 | [삶의 향기] 흑백의 ‘판단’을 넘어 무지갯빛 ‘사유’의 세계로 | 이소 |
15 | Lars and the Real Girl | 화담 |
14 | `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`에서 | 이소 |
13 | 나의 를리외르 | 화담 |
12 | 새로운 만남 | 화담 |